파리패션위크1 [Vol.12] 완벽한 새것 대신, 낡아가는 시간을 파는 메종들 패션 위크의 소음 너머, 가죽 냄새가 짙게 배어있던 마베프(Marbeuf)의 아틀리에 파리 남성 패션 위크 주간이면, 업무상 촬영을 위해 샹젤리제 뒷골목 마베프(Marbeuf) 거리에 자리한 비스포크 워크샵을 자주 찾곤 했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구두를 짓는 비스포크 공방이지만, 실은 그곳의 중요한 일상 중 하나가 바로 전 세계 고객들이 보내온 구두를 매만지는 수선과 리페어였습니다. 방금 상자에서 꺼낸 티 없이 맑은 쇼룸의 신제품들 틈에서, 주인의 걸음걸이에 맞춰 깊게 주름지고 손때가 묻어 본래의 색보다 짙어진 낡은 구두들이 유독 시선을 강하게 잡아끌었죠. 장인이 무릎 위에 그 구두를 얹고 묵묵히 흠집을 매만지며 솔질을 시작하는 순간, 그곳은 제품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흘러간 시간이 하우스의.. 2026. 10. 8. 이전 1 다음